익명의 도파민 중독자들을 위한 12단계 (도파민 중독 극복하는 법)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Alcoholics Anonymous)'이란 알코올 중독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국제적인 상호 협회입니다. 영문의 앞글자를 따서 AA라고 불리는 이 모임의 목적은 '술을 마시지 않고 다른 알코올 의존증 사람들 및 알코올 중독자들이 음주를 끊도록 서로 도와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미드나 영화에서 이런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뭔가에 중독이 된 사람들이 원형으로 둘러 앉아서 자신이 겪는 어려움과 문제들을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말이죠.

1935년 미국의 Bob Smith 박사와 Bill Wilson에 의해서 시작된 이 모임은 12단계와 12전통을 규칙으로 하는 영적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그 중 AA 12단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AA 12단계> 1 단계 : 자신이 알코올에 무력하며 삶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음을 시인한다. 2 단계 : 자신보다 더 위대한 힘이 온전한 정신을 되찾아줄 수 있다고 믿게 된다. 3 단계 : 나의 의지와 삶을 내가 이해하는 '신'의 손에 맡기자고 결정한다. 4 단계 : 두려움 없이 자신의 도덕성에 대해 탐색한다. 5 단계 : 신에게, 자기 자신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저지른 그릇된 행동의 정확한 본질을 인정한다. 6 단계 : 신이 내 성격의 모든 결함을 없애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다. 7 단계 : 신에게 내 단점들을 없애달라고 겸허히 간청한다. 8 단계 : 내가 해를 입힌 모든 사람의 명단을 만들고 그들 모두에게 기꺼이 보상할 뜻을 가지게 된다. 9 단계 : 가능한 한 해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직접 보상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만 제외한다. 10단계 : 개별적으로 계속 검토하며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신속하게 인정한다. 11단계 : 기도와 명상을 통해서 신과 의식적 만남을 더 늘리려고 애쓴다. 그렇게 신을 이해하고 나를 위한 신의 뜻을 알며, 그 뜻을 이행할 힘을 얻기를 기도한다. 12단계: 이런 단계를 거친 끝에 영적 깨달음을 얻었으니, 이 메시지를 다른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전하고 일상에서 이 원칙들을 실천하려고 애쓴다.

 

여러분은 무엇에 중독되어 있나요?

넘쳐나는 스트레스와 유혹거리들 덕분에 현대인들은 무언가에 중독되기가 쉽습니다. 대표적으로 술이나 니코틴, 마약, 탄수화물, 카페인과 같은 특정 물질에 중독이 될 수도 있고 도박, 게임, SNS와 같은 행위에 중독이 될 수 있지요.  

저는 요새 화두가 되고 있는 '도파민 중독'이 특히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도파민은 쾌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요즘 사람들의 매운 맛, 쇼츠 등 쾌락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을 '도파민 중독'이라고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우리는 이 손바닥만한 기기를 통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파민 중독에 물이 들고 있습니다. 잠깐 머리를 식히려고 열었던 핸드폰을 계속 보다가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경험을 해보신 적이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쇼츠를 필두로한 자극적인 콘텐츠, 각종 온라인 게임 등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접근 가능한 다양한 도파민 공급원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비록 도파민 중독이 알코올 중독처럼 주변에 큰 피해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고 바람직한 삶을 사는 것을 방해함으로서 스스로에게 큰 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녹록치 않은만큼 알코올 중독 치료에 준하는 수준으로 노력을 해야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무언가에 중독이 되어버렸다면 뇌에는 그러한 신경회로가 생겼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시 중독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AA 12단계가 알코올 중독자뿐만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중독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위의 내용을 참고하면 도파민 중독자들을 위한 12단계는 아래와 같이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DA(Dopamine-holics Anonymous) 12단계> 

1단계: 자신이 도파민 중독에 무력하며 삶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음을 시인한다.
2단계: 자신보다 더 위대한 힘이 온전한 정신을 되찾아줄 수 있다고 믿게 된다.
3단계: 나의 의지와 삶을 내가 이해하는 '신'에 맡기자고 결정한다.
4단계: 자신의 욕구와 행동에 대해 탐색하고 그에 대한 자각을 높인다.
5단계: 신에게, 자기 자신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저지른 그릇된 행동을 인정하고 이를 이해한다.
6단계: 신에게 내 성격의 모든 결함을 없애도록 모든 준비를 마친다. (도파민 중독으로 인한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한다.)
7단계: 신에게 내 단점들을 없애달라고 겸허히 간청한다.
8단계: 내가 해를 입힌 모든 사람의 명단을 만들고 그들 모두에게 기꺼이 보상을 제공할 의사를 가진다. (도파민 중독으로 인하여 소홀히 하게된 역할이나 업무로 인하여 생긴 피해나 기회비용)
9단계: 가능한 한 해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직접 보상하고, 다시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한다.
10단계: 자신의 욕구와 행동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며,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신속하게 인정한다.
11단계: 기도와 명상을 통해 신과 의식적 만남을 더 늘리려고 애쓴다. 그렇게 신을 이해하고 나를 위한 신의 뜻을 알며, 그 뜻을 이행할 힘을 얻기를 기도한다.
12단계: 도파민 중독을 극복한 후에는 다른 중독자들을 지원하고 도와주며,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이 원칙들을 실천함으로써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데 앞장선다.

우선 나 자신이 심각한 상태에 있음을 시인하고, 보다 더 높은 차원의 힘을 빌려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 되겠습니다. 

AA 12단계가 영적이고 종교적인 개념이 포함되어있고 기독교적 배경을 가지고 시작되었기 때문에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특정 종교관의 교리를 강요하는 프로그램이 절대 아니며 신의 모습이 여러 가지 형태로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신'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해석하여 아래와 같이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신 = 내 안에 존재하는 고차원적인 의식 수준 = 우주와 나를 연결하는 초월적 존재 = 미래에 달성할 이상적인 나의 모습 (퓨처 셀프)

 

"분명한 것은 '병들어 버린 나'는 결코 올바른 방향으로 내 자신을 이끌어갈 수는 없다는 점이다. 나에게 문제가 있으니, 내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겸손의 시작이다."

- 조근호,  《중독으로부터 회복을 위한 12단계》 中

 

 

참고문헌:

질 볼트 테일러(2022), 나를 알고 싶을 때 뇌과학을 공부합니다, 윌북

조근호(2016), 중독으로부터 회복을 위한 12단계, 소울메이트